상영 시간 46분, 입장료 8,000원 이하.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솔직히 "이게 제대로 된 영화 맞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틀어두고 보니 46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들었습니다. 배우 이희준이 연출을 맡은 중편 코미디 영화 '직사각형 삼각형', 주말에 부담 없이 OTT로 감상하기에 이보다 딱 맞는 작품이 없었습니다.46분짜리 중편 영화, 가볍게 봤다가 속으로 한 대 맞았습니다중편 영화(中篇映畵)란 단편과 장편 사이, 통상 40~70분 내외의 러닝타임을 가진 형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장편처럼 서사를 길게 끌어가지 않고, 단편처럼 단번에 치고 빠지는 밀도로 승부하는 포맷입니다. '직사각형 삼각형'은 바로 그 중편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작품이었습니다.제가 이 영화를 고른 건 순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육사오》를 연출한 박규태 감독 신작에 진선규·공명 조합이라니, 재생 버튼을 누르는 손이 꽤 기대에 차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끝까지 보고 나서 남은 건 기대만큼의 아쉬움이었습니다. 왜 그 설정이 이 결과물로 귀결됐는지, 제가 직접 시청하며 느낀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줄거리: 전남편과 현 남편, 설정은 좋았는데《남편들》은 형사 황충식(진선규)이 자신이 검거한 마약 조직 두목 마도준의 아내에게 전처와 딸을 납치당하면서 시작됩니다. 여기에 전처의 현 남편인 수의사 이민석(공명)이 가세하면서 전남편과 현남편이 한 팀이 되어 가족을 구출한다는 게 핵심 서사입니다.제가 처음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이 바로 이 구도였습니다. '전남편 형사 + 현남편 수의사'라..
꿈을 향해 17년을 버텼다는 말, 보통은 감동 코드로 읽힙니다. 그런데 그 17년의 목표가 세계 투어도 대형 페스티벌도 아니고, 토론토 작은 클럽 무대 하나라면 어떨까요. 영화 《너바나 더 밴드》를 처음 재생했을 때 제가 받은 첫 느낌이 정확히 그랬습니다. "이게 진짜 코미디구나." 유머를 기대하고 틀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이상한 방향으로 웃겨서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게릴라 촬영이 만들어낸, 연기로는 못 만드는 웃음이 영화의 핵심은 게릴라 촬영 방식에 있습니다. 게릴라 촬영이란 허가 없이 실제 공공장소에서, 일반 시민들이 모르는 채로 카메라를 돌리는 촬영 기법을 말합니다. 세트장을 짓거나 엑스트라를 섭외하는 대신, 날 것 그대로의 현실 반응을 영상에 담아내는 방식이죠. 저는 이런 형식의 영화를 몇 편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