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3 영화 <루카> 리뷰 (우정, 성장통, 이별) 주말 오후, 별 생각 없이 OTT를 켰다가 생각지도 못한 영화에 한 시간 반을 통째로 빼앗긴 적 있으신지요. 저는 지난 주말에 그랬습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를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엔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라고 가볍게 틀었다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랄까요. 단순한 재미 이상의 무언가가 분명히 있는 영화입니다.이 배경이 실화라고요? — 우정의 뿌리혹시 영화를 보면서 "이 마을, 실제로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셨나요? 저는 받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거의 실화에 가깝습니다.영화 속 가상의 어촌 마을 '포르토로소'는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주 해안에 실존하는 다섯 개 마을 '친퀘테레(Cinque Terre)'를 모델로 했습니다. 여기서 친퀘테레란 유네스.. 2026. 8. 30. 픽사 애니 <엘리오> (외로움, 비주얼, 픽사 계보) 픽사의 29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엘리오'를 디즈니플러스에서 봤습니다. 극장을 놓쳤을 때는 조금 아쉬웠는데, 직접 겪어보니 오히려 집에서 누워 보는 게 이 영화랑 잘 맞더라고요. 소년의 외로움이 파스텔빛 우주 안에서 천천히 녹아드는 이야기였습니다.주인공의 외로움, 그게 먼저 와닿았습니다극장 개봉 시기를 놓치고 한동안 미뤄두다가, 집에서 쉬는 날 별생각 없이 틀었습니다. 그런데 시작하고 10분도 안 돼서 등을 꼿꼿이 세우게 됐어요. 영화는 우주 박물관에서 시작하는데, 그 도입부가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습니다.엘리오는 부모를 잃고 고모와 단둘이 살아가는 소년입니다. 학교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지구라는 세계 자체가 본인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지는 아이예요. 이 설정이 저한테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2026. 8. 22. <토이 스토리 5> 리뷰 (호모 루덴스, 얼굴 없는 연결, 이별) 솔직히 저는 토이 스토리 5가 그냥 향수를 자극하는 속편 정도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픽사가 이번에 건드린 건 단순히 장난감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제 아이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아이의 손에 태블릿을 쥐여준 날들이 새삼 떠올랐습니다.호모 루덴스, 그리고 달라진 놀이의 풍경일반적으로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장난감의 감정을 다룬 가족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5편을 보면서 느낀 건 좀 달랐습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역사학자 요한 호이진가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 정의했습니다. 여기서 호모 루덴스란 '놀이하는 인간'을 뜻하며, 인간의 문화 자체가 놀이에서 비롯되었.. 2026. 8.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