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기요시1 <큐어> (세기말 공포, 미장센, 심리전) 공포 영화라고 하면 으레 피가 튀고 괴물이 나오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 그래서 사실 이 장르를 썩 즐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1997년작 '큐어'를 보고 나서 그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화면에서 튀어나오는 자극이 아니라,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 정적이 이렇게까지 사람을 옥죌 수 있다는 걸 제가 직접 확인한 셈입니다.세기말의 공포, '큐어'가 탄생한 맥락1990년대 일본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사회 전반에 무력감과 불안이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그 분위기를 정면으로 흡수한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슬래셔 영화(Slasher Film)라 하면 단일 살인마가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슬래셔 영화란 특정 살인마가.. 2026. 8.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