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메인 화면을 한참 스크롤하다 결국 러닝타임 157분짜리 영화를 고른 적 있으신지요. 제가 딱 그랬습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2007년작 《조디악》은 화려한 액션 한 장면 없이도 157분 내내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제 사건을 다룬 이 범죄 실화극이 어떻게 그 긴 시간을 꽉 채우는지, 직접 몰입해 본 입장에서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공포의 서막 — 조디악 킬러는 어떻게 세상을 뒤흔들었나영화가 시작하면 늦은 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연인에게 정체불명의 차량이 접근해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잔인하거나 과장된 연출이 아닌데도 섬뜩함이 오래갔습니다. 그런데 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범인은 곧바로 샌프란시스코의 신문사 크로니클..
경찰 영화 하면 보통 화려한 총격전이나 극적인 추격씬을 먼저 떠올리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주말 밤 무심코 재생한 '엔드 오브 왓치'는 그 기대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바디캠 시점으로 담아낸 LA 우범지대의 민낯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날것의 긴장감 그 자체였습니다.파운드 푸티지 기법이 만들어낸 소름 돋는 현장감혹시 경찰이 하루에 몇 건의 신고를 처리하는지 생각해보신 적 있습니까? LA 경찰국(LAPD)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연간 수백만 건의 신고 전화를 접수합니다(출처: LAPD 공식 사이트). '엔드 오브 왓치'는 그 숫자 뒤에 숨겨진 한 교대 근무의 밀도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넘겨줍니다.이 영화가 선택한 촬영 방식이 바로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입니다. 파운드 푸티지란 등장인..
주말에 불 끄고 혼자 3시간 반짜리 영화를 정주행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그걸 했고,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은 마피아 누와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실제로는 선택과 침묵이 한 인간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가장 차갑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노동조합과 마피아의 유착, 역사가 배경이 된 이유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마피아 영화니까 당연히 총격전과 화려한 폭력이 중심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스콜세지가 공들여 펼쳐놓은 건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의 미국 노동운동사였습니다.영화의 핵심 실존 인물인 지미 호파는 국제운송노조(IBT), 즉 Teamsters의 위원장이었습니다. 여기서 IBT란 미국 전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