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시 애플렉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저는 OTT 추천 목록에 무심코 떠 있길래 그냥 틀었습니다. 그리고 보는 내내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밤에 혼자 화면만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상실을 이렇게까지 정직하게 담아낸 영화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트라우마를 '극복'하지 않는 주인공보스턴에서 건물 관리인으로 홀로 살아가는 리는 처음 봤을 때 그냥 퉁명스럽고 사회성 없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세입자 민원을 달고 살고, 감정 표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건조한 인물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이 사람한테 감정이입이 될까 싶었습니다.형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듣고 고향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돌아가는 장면에서도 리는 막말을 쏟아내며 슬픔을 견딥니다. 눈물 한 방울 없이,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것도 아닌 그 이상한 표..
셰익스피어 이야기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거나 어렵게 느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지 않으십니까? 저도 솔직히 그런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클로이 자오 감독의 《햄넷》을 OTT로 틀었다가, 두 시간 내내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이 왜 그 자리에 있는지, 첫 장면부터 납득이 되는 영화였습니다.셰익스피어 영화인데, 왜 어렵지 않을까은 매기 오패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서사 구조는 단순합니다. 라틴어 교사였던 셰익스피어가 숲과 동물을 사랑하는 아그네스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함께 가정을 꾸리고, 그 가정에 비극이 찾아오고,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감내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셰익스피어의 희곡 세계관을 미리 알아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