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밤에 딱히 볼 게 없어서 OTT를 멍하니 넘기다가 포스터 하나에 손이 멈췄습니다. 영화 였는데, 솔직히 처음엔 그냥 잔잔한 가족 드라마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한참 동안 화면이 꺼진 TV를 멍하니 바라보게 되더군요. 타인의 잠긴 문은 그렇게 능숙하게 열어주면서, 정작 자기 마음의 문 하나 열지 못했던 아버지 이야기가 생각보다 훨씬 깊이 박혔습니다. 시대적 소외 — 두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밀려나고 있었다영화가 설정한 두 인물의 직업 구도가 꽤 정교합니다. 딸 은서는 종이 신문 편집 기자입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흐름 속에서 종이 신문은 이미 수년째 가파른 하락세를 걷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ABC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일간지의 유료..
주말에 잔잔한 영화 한 편 틀었다가 세 시간을 꼼짝 못 한 경험이 있으신지요. 저는 지난 주말이 딱 그랬습니다. 별 기대 없이 OTT에서 고른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자막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게 만들었습니다. 1985년에 아카데미 7개 부문을 석권한 작품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금 다시 봐야 할 이유와 냉정하게 짚어봐야 할 지점이 동시에 존재했습니다. 대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일군 여자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막연히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이 영화의 진짜 무게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한 여성이 낯선 땅에서 스스로를 세워나가는 과정에 있었습니다.카렌 블릭센은 남편 브로르가 자신의 자금으로 매입한 케냐의 농지에서 커피 농장을 일구기 시작합니..
영화 기본 정보 제목: 언터처블: 1%의 우정 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슈, 에릭 톨레다노 출연: 프랑수아 클루제(필립 역), 오마르 시(드리스 역)장르: 코미디, 드라마, 버디 상영 시간: 112분 감상평 단순한 동정이나 연민을 넘어선 인간 대 인간의 관계를 너무나 경쾌하고 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극과 극의 환경에서 살아온 두 남자가 교감하며 서로의 삶을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따뜻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편견 없는 솔직함이 가져다주는 미학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편견 없는 관계와 우정의 시작상위 1%의 전신마비 백만장자와 하위 1%의 전과자 청년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정의 시작이라는 테마는 매우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보통 장애를 다룬 영화나 인간관계를 조명하는 작품에서는 상대방을 불쌍..
디어 프랭키(Dear Frankie, 2004) 개봉 연도: 2004년 (한국 개봉 2005년) 장르: 드라마 감독: 쇼나 오어바크 출연: 에밀리 모티머(리지 역), 제라드 버틀러(낯선 남자 역), 잭 맥엘혼(프랭키 역) 단순한 신파 극을 넘어서는 잔잔하고도 기품 있는 감정선의 흐름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가짜 아버지라는 극적 장치를 통해 진정한 유대와 치유가 무엇인지 묵직하게 던져주는데, 억지스러운 눈물 유도 없이 조용히 가슴을 흔드는 스코틀랜드 바닷가의 풍경과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 연기가 오랜 잔향을 남겼습니다. 상처를 감싸쥔 거짓말과 부성애의 의미영화는 거짓으로 시작된 관계가 어떻게 진실된 감정으로 변화해 가는지를 묵직하고 조용한 울림으로 그려냅니다. 청각 장애를 가진 소년 프랭키를 보호하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