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기차, 낯선 얼굴 — 반복되는 8분의 공포영화는 시작부터 관객을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콜터 스티븐스 대위는 기차 안에서 눈을 뜨는데, 맞은편 여자는 그를 "션"이라고 부르고 거울 속에는 자신의 얼굴이 없습니다. 저는 이 첫 장면에서 진심으로 소름이 돋았습니다. 공포 영화도 아닌데 이 정도 불쾌한 이질감을 만들어내는 영화는 흔치 않습니다.혼란이 극에 달할 즈음 기차는 폭발하고, 그는 밀폐된 캡슐 안에서 깨어납니다. 거기서 비로소 개념이 설명됩니다. 바로 소스 코드(Source Code)입니다. 소스 코드란 이미 사망한 사람의 뇌에 남아 있는 단기 기억 잔상, 즉 죽기 직전 8분간의 기억 흔적에 접속해 그 시간을 반복 재생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죽은 사람의 마지막 기억을 빌려 타는 것입니다.콜터는..
OTT로 《투 러버스》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멈칫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레너드가 샌드라의 남자친구를 식당에서 마주하는 장면이었는데, 그 표정이 너무 낯익었습니다. 사랑에 실패한 얼굴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실망한 얼굴이었습니다. 2008년작이지만 지금 봐도 불편할 만큼 현실적인 이 영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와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연출이 만들어낸 심리극의 정수를 직접 느껴본 후기를 풀어봅니다.삼각관계인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느껴질까?처음엔 그냥 멜로 영화겠거니 했습니다. 세탁소에서 일하는 남자가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라고 들었을 때는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 이건 삼각관계(love triangle)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맞긴 한데, 그 삼각형의 꼭짓점이 두 여자가 아니라 레너드 자신의 욕망과..
주말 저녁, 뭐 볼지 고르다가 30분이 훌쩍 지나버린 경험, 저도 꽤 자주 했습니다. 박스오피스 1위니까 일단 틀었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던 적도 있고, 반대로 별 기대 없이 고른 작품이 잔잔하게 마음에 남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순위라는 숫자가 과연 제 취향을 얼마나 대변해줄 수 있는 걸까, 하고요.박스오피스 순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영화 정보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박스오피스(Box Office) 순위입니다. 여기서 박스오피스란 전국 영화관에서 실제로 티켓이 팔린 수, 즉 관객 수를 집계한 흥행 지표를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KOFIC)가 매일 데이터를 갱신하며,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공식 앱에서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