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별 기대 없이 넷플릭스를 켰다가 두 시간 내내 화면에서 눈을 못 뗀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라이너 추천작이라는 말에 가볍게 재생을 눌렀던 넷플릭스 영화 '아테나'는, 시청이 끝난 뒤에도 며칠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한 액션 영화인 줄 알았는데, 직접 겪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묵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세 형제가 대변하는 공권력과 분노의 균열영화는 프랑스의 이민자 밀집 주거 단지 '아테나'에서 시작됩니다. 이디르라는 소년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하고, 그 장면이 담긴 영상이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지면서 프랑스 전역이 들끓는다는 설정입니다. 제가 이 도입부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감각이었습니다. 실제로 200..
OTT 목록을 뒤지다 자정이 넘어서야 겨우 마음에 드는 영화를 고른 경험, 저도 최근에 똑같이 겪었습니다. 그렇게 반신반의하며 튼 게 프랑스 잠수함 스릴러 이었는데, 헤드폰을 끼고 보기 시작한 지 10분 만에 등받이에서 몸을 앞으로 당기고 있었습니다. 소리만으로 적을 잡아내는 음향 탐지사의 세계, 그리고 인간보다 빠르게 작동하는 핵 반격 시스템의 냉혹함까지 — 이 영화가 건드리는 지점이 생각보다 훨씬 깊었습니다.수중전에서 '소리'가 전부인 이유 — 소나와 음향탐지의 세계잠수함 영화를 볼 때마다 늘 궁금했던 게 있었습니다. 저 어두운 바닷속에서 적을 어떻게 찾는 걸까, 하는 점이었죠. 은 그 궁금증을 주인공 샹트레드를 통해 아주 명쾌하게 풀어줍니다. 수중에서는 전파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잠수함의 유일한 ..
이동진 평론가가 5점 만점을 준 프랑스 영화가 있습니다. 알랭 기로디 감독의 입니다. 솔직히 처음 그 평점을 봤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알랭 기로디라는 이름 자체가 워낙 난해함과 동의어로 통하다 보니, 제가 과연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재생 버튼을 누르고 나서는 그런 걱정이 기우였음을 금방 알게 됐습니다.장례식으로 시작해 장례식으로 끝나는 구조의 의미일반적으로 프랑스 예술 영화라 하면 서사보다 형식이 앞서는 난해한 작품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제 경험상도 그랬고요. 그런데 는 달랐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흥미진진해서 첫 장면부터 자연스럽게 끌려 들어갔습니다.영화는 순환 서사(circular narrative) 구조를 취합니다. 순환 서사란 작품의 시작점과 끝점이 동일한 사건이나 장면..
스릴러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마음 한 켠이 뭉클해지면서 나온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파리의 사생활'을 씨네토크까지 챙겨 보고 온 날,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장르 영화가 아니었구나"였습니다. 조디 포스터의 프랑스어 연기와 내면 탐구 서사가 맞물리며 예상과 전혀 다른 여운을 남긴 작품, 직접 겪어보니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아졌습니다.조디 포스터, 왜 이 영화를 골랐을까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보다 배우가 왜 그 작품을 선택했는가가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파리의 사생활'이 딱 그런 경우였습니다. 제가 씨네토크 자리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조디 포스터는 무려 14세 때부터 프랑스 학교를 다니며 불어를 익혔고, 본인 영화들을 직접 프랑스어로 더빙해 왔다고 합니다. 단순히 외국어를 할 줄 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