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오른 독일 영화 '티처스 라운지', 제목만 보면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잔잔한 드라마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가볍게 틀었는데, 결말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소파에서 한 번도 못 일어났습니다. 평범한 교내 도난 사건이 어떻게 한 교사의 삶 전체를 조여올 수 있는지, 직접 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집단 낙인이 어떻게 한 사람을 무너뜨리는가선의로 행동한 사람이 왜 코너로 몰리는 걸까요? 이 영화가 제게 던진 첫 번째 화두였습니다.신임 교사 수산은 학교 내 연속 도난 사건을 해결하려다 결정적인 동영상 증거를 확보합니다. 컴퓨터 카메라가 티처스 라운지, 즉 교무실을 우연히 포착한 것인데, 거기서 누군가 지갑을 집어가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수산은 이 영상을 근거로 ..
솔직히 저는 듄 파트 1을 보고 나서 "이게 그렇게 대단한 영화인가?" 싶었습니다. 아라키스 행성의 비주얼은 분명 압도적이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두 시간 반짜리 예고편을 본 것 같은 허전함이 남았거든요. 그래서 파트 2도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넷플릭스에서 틀었는데, 불 다 꺼놓고 TV 앞에 앉은 지 15분 만에 그 선입견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집에서 OTT로 직접 감상하며 확인한 비주얼 연출의 진가와 많은 분들이 단순한 영웅담으로 오해하기 쉬운 메시아 서사의 실체를 짚어보겠습니다.비주얼 연출 — OTT로 봐도 압도되는 이유일반적으로 블록버스터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듄 파트 2만큼은 집에서 봐도 그 위력이 고스란히 전달됐습니다. 제가 직접 헤드폰 ..
좀비 영화인데 정작 좀비가 주인공이 아닙니다. 넷플릭스에서 을 틀었을 때, 제가 처음 든 생각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고어한 액션을 기대하고 앉았다가, 전혀 다른 결의 철학적 질문 앞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28일 후 시리즈의 총 4편 중 네 번째이자 '28년 후'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 이 위치가 이 영화를 설명하는 데 생각보다 중요합니다.비인간적 세계관 — 지옥을 만든 건 좀비가 아니었습니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오프닝부터 좀비 떼가 쏟아지는 게 아니라, 소년 스파이크가 '자선회'라는 이름의 집단에 강제로 편입되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 집단은 항상 여덟 명을 유지하는데, 새 사람이 들어오면 반드시 누군가 죽거나 나가는 제로섬(Zero-sum) 구조입니다. 여기서 제로섬이란 한 쪽의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육사오》를 연출한 박규태 감독 신작에 진선규·공명 조합이라니, 재생 버튼을 누르는 손이 꽤 기대에 차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끝까지 보고 나서 남은 건 기대만큼의 아쉬움이었습니다. 왜 그 설정이 이 결과물로 귀결됐는지, 제가 직접 시청하며 느낀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줄거리: 전남편과 현 남편, 설정은 좋았는데《남편들》은 형사 황충식(진선규)이 자신이 검거한 마약 조직 두목 마도준의 아내에게 전처와 딸을 납치당하면서 시작됩니다. 여기에 전처의 현 남편인 수의사 이민석(공명)이 가세하면서 전남편과 현남편이 한 팀이 되어 가족을 구출한다는 게 핵심 서사입니다.제가 처음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이 바로 이 구도였습니다. '전남편 형사 + 현남편 수의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