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된 공간 안에서 네 명의 배우가 나누는 대화만으로 이렇게까지 흔들릴 줄은 몰랐습니다. 영화 는 총기 사건으로 자녀를 잃은 피해자 부부와 가해 학생의 부모가 6년 만에 한자리에 앉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단순한 설정이 머릿속에서 쉽게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상실의 무게가 같을 수 없다는 걸,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상실(loss)을 소재로 삼은 영화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여기서 상실이란 단순히 누군가를 잃는 사건이 아니라, 그 이후 삶의 맥락 전체가 무너지는 감각을 말합니다. 나 같은 작품도 그 감각을 깊이 있게 탐구했지만, 제가 를 보면서 느낀 건 조금 달랐습니다.대부분의 영화는 피해자의 시선에서 상실을 묘사합니다. 그게 자연스럽기도 하고, 관객이 감정이입하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는 가해자 부모..
꿈을 향해 17년을 버텼다는 말, 보통은 감동 코드로 읽힙니다. 그런데 그 17년의 목표가 세계 투어도 대형 페스티벌도 아니고, 토론토 작은 클럽 무대 하나라면 어떨까요. 영화 《너바나 더 밴드》를 처음 재생했을 때 제가 받은 첫 느낌이 정확히 그랬습니다. "이게 진짜 코미디구나." 유머를 기대하고 틀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이상한 방향으로 웃겨서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게릴라 촬영이 만들어낸, 연기로는 못 만드는 웃음이 영화의 핵심은 게릴라 촬영 방식에 있습니다. 게릴라 촬영이란 허가 없이 실제 공공장소에서, 일반 시민들이 모르는 채로 카메라를 돌리는 촬영 기법을 말합니다. 세트장을 짓거나 엑스트라를 섭외하는 대신, 날 것 그대로의 현실 반응을 영상에 담아내는 방식이죠. 저는 이런 형식의 영화를 몇 편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