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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나 그리고 둘> (양양의 시선, 거리두기, 아시아 영화)

부산국제영화제가 선정한 역대 아시아 영화 100선 7위. 숫자만 봐도 묵직한데, 저는 이 영화를 OTT로 틀기까지 꽤 오래 망설였습니다. 17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발목을 잡았거든요.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느낀 건 딱 하나였습니다. 왜 이걸 이제야 봤나, 싶은 후회.양양의 시선 — 보지 못하는 것을 찍는 아이영화에서 제가 가장 오래 붙들고 있었던 장면은 화려한 도시 풍경도, 극적인 사건도 아니었습니다. 막내 양양이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의 뒷모습만 찍어 다니는 장면이었습니다.양양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볼 수 없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앞만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보지 못하는 자신의 반쪽을 돌려주겠다는 발상입니다. 초등학생 아이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어려운 말이죠.이 장면을 두고 프리드..

카테고리 없음 2026. 9. 25. 01:00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트라우마, 플래시백 연출, 슬픔)

케이시 애플렉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저는 OTT 추천 목록에 무심코 떠 있길래 그냥 틀었습니다. 그리고 보는 내내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밤에 혼자 화면만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상실을 이렇게까지 정직하게 담아낸 영화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트라우마를 '극복'하지 않는 주인공보스턴에서 건물 관리인으로 홀로 살아가는 리는 처음 봤을 때 그냥 퉁명스럽고 사회성 없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세입자 민원을 달고 살고, 감정 표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건조한 인물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이 사람한테 감정이입이 될까 싶었습니다.형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듣고 고향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돌아가는 장면에서도 리는 막말을 쏟아내며 슬픔을 견딥니다. 눈물 한 방울 없이,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것도 아닌 그 이상한 표..

카테고리 없음 2026. 9. 10. 03:00
영화 <미션> (오보에 장면, 용서, 식민주의 비판)

솔직히 저는 '미션'을 40년 가까이 묵혀뒀습니다. 명작이라는 말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서도 막상 틀 엄두를 못 냈죠. 주말 오후에 별생각 없이 OTT 메인에서 눌렀다가, 두 시간 넘게 자리를 못 떴습니다. 18세기 남미 이과수 폭포 너머를 배경으로 한 예수회 선교사들의 실화가 이렇게까지 복잡한 감정을 남길 줄은 몰랐습니다.오보에 한 대로 허문 벽, 그 뒤에 숨은 것들영화에서 제가 가장 먼저 무너진 장면은 가브리엘 신부가 과라니족 앞에서 오보에를 연주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적대적인 원주민들이 활을 겨누는 상황에서 그가 꺼낸 건 무기도 십자가도 아닌 악기 하나였죠. 흘러나오는 선율이 바로 '가브리엘의 오보에'입니다. 이 곡은 이후 팝페라(Pop Opera)—클래식과 팝을 혼합한 장르—로 재편곡되어 '넬..

카테고리 없음 2026. 9. 9. 01:00
영화 <대부 1> (시대적 배경, 마이클 변모, 가족 비극)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을 본 척했습니다. "걸작이죠, 당연히 봤죠"라고 말해놓고 실제로는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앞에서 번번이 도망쳤습니다. 지난 주말 드디어 OTT로 재생 버튼을 눌렀고,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습니다. 50년이 지난 영화가 이렇게 살아있을 줄은 몰랐습니다.시대적 배경 — 저예산 기획이 걸작이 된 이유1972년 개봉 당시 는 지금처럼 예술 영화로 기획된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파라마운트는 스튜디오 매출 랭킹 9위에 머물 정도로 재정난을 겪고 있었고, 마리오 푸조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저예산으로 빠르게 영화화한다는 것이 원래 목표였습니다. 제가 이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꽤 놀랐습니다. 그 묵직한 작품이 '저비용 흥행작' 기획에서 출발했다니요.여기서 '뉴 아메리칸 시네마..

카테고리 없음 2026. 8.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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