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행동을 했는데 오히려 더 궁지에 몰린다면, 그게 과연 그 사람 잘못일까요? 주말에 OTT를 뒤적이다가 아시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영화 '어떤 영웅'을 봤는데, 보는 내내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진짜 선행을 했음에도 증거를 대야 하고, 결국 그 증거를 만들다가 무너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씁쓸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 영화였습니다.윤리적 딜레마: 선행이 어떻게 함정이 되는가영화의 시작은 꽤 단순합니다. 빚을 갚지 못해 수감된 라힘이 귀휴 기간 동안 여자친구가 주운 금화 17개로 빚을 청산하려 했지만, 금 시세가 절반 가까이 폭락하면서 계획이 틀어지고, 결국 금화를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게 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잔잔한 감동 실화입니다.그런데 이게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교도소 측이 이..
곰이 한 마리도 안 나오는 영화 제목이 왜 '노 베어스'일까요. 저도 처음엔 그 질문 하나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모두 거머쥔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직접 출연해 영화를 만드는 과정 자체를 영화로 찍은 작품인데,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화려한 연출도, 자극적인 장면도 없는데 이상하게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더군요.메타 영화로 읽는 '노 베어스' — 현실과 허구의 경계'노 베어스'는 메타 영화(meta-film)입니다. 여기서 메타 영화란 영화가 영화 만드는 행위 자체를 소재로 삼아, 스크린 안과 밖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리는 형식을 말합니다. 관객은 "지금 내가 보는 게 감독의 실제 상황인가, 아니면 연출된 장면인가"라는 질문을 영화 내내 던지게 됩니다.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