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소파에 털썩 누워 OTT를 뒤적이다가 별 기대 없이 틀었는데,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가 그랬습니다. 제76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이라길래 솔직히 좀 어렵고 지루할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노동자 계급의 팍팍한 현실을 이렇게 조용하고도 깊게 담아낼 수 있다는 게, 가만히 생각하면 할수록 놀랍습니다.프롤레타리아 로맨스, 자본주의를 비추는 거울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두 주인공이 해고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안사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버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홀라파는 음주 문제로 직장을 잃습니다. 처음엔 그냥 단순한 설정인 줄 알았는데, 보면 볼수록 이게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는..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냥 '청춘 우정 영화' 정도로 가볍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주말에 OTT로 다시 꺼내 보고 나서야 후반부 옥상 장면이 꽤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1984년작 는 베트남 전쟁 이후 한 청년이 스스로 새가 되려 한다는 이야기인데, 지금 봐도 전혀 낡지 않은 영화입니다.비둘기 사육장과 두 소년의 우정영화는 전쟁이 끝난 뒤 군 병원에서 두 사람이 재회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실제 이야기의 뿌리는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버디와 알,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결말이 그냥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제가 처음 봤을 때 딱 그랬습니다.두 사람의 인연은 꽤 삐걱대는 방식으로 시작됩니다. 버디의 어머니가 알의 공을 돌려주지..
솔직히 말하면, 처음 재생 버튼을 눌렀을 때 저는 이 영화를 가볍게 봤습니다. 모로코 사막에서 펼쳐지는 레이브 파티라니, 감각적인 비주얼과 음악이 중심인 영화겠거니 싶었거든요. 그런데 중반을 넘어서면서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칸영화제 심사위원상과 사운드트랙상을 동시에 받은 올리베르 라시 감독의 는, 제가 최근 몇 년 사이 본 영화 중 가장 오래 머릿속에 남는 작품이 되었습니다.레이브 사운드 디자인, 영화 전체를 지배하다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제일 먼저 찾아본 게 사운드트랙이었습니다. 그만큼 사운드 디자인이 압도적이었거든요. 영화 내내 울려 퍼지는 레이브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영화의 심장 역할을 합니다.여기서 사운드 디자인(Sound Design)이란 단순히 음악을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