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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7

영화 <퍼스트 카우> (켈리 라이카트, 네오 웨스턴, 우정) 주말 저녁 OTT 앱을 켜고 뭘 볼지 고민하다가 결국 찜 목록만 훑다 끄는 날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날이 꽤 많았는데, 그 찜 목록 맨 위에 오래 머물러 있던 작품이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였습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2021년 최고의 외국 영화로 꼽은 작품이라는 사실이 계속 마음에 걸렸거든요. 막상 틀고 나서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들었고, 끝나고 나서도 한참 멍하니 있었습니다.켈리 라이카트가 다시 쓴 서부극의 시공간영화의 배경은 1820년대 오리건 주입니다. 미국이 지금의 영토를 아직 온전히 확보하지 못했던 시절, 컬럼비아 강 유역의 원시림이 배경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그 시대로 바로 뛰어들지 않습니다. 먼저 현대의 강변에서 한 여성이 개와 함께 산책하다 나란히 묻힌 두 개의 해골.. 2026. 8. 30.
영화 <애프터 양> (가족 결속, 기억 미학, 상실 애도) 주말 저녁, OTT 앱을 한참 뒤적이다가 결국 예전부터 찜만 해두었던 영화를 틀었습니다. 애프터 양(After Yang, 2021)이었는데, 솔직히 처음엔 그냥 잔잔한 SF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화면을 끄지 못했습니다.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혼자 그 여운을 한참 씹었습니다. 상실과 기억, 그리고 가족이라는 관계를 이렇게 조용하게 건드리는 영화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가족 결속: 아버지가 아닌 로봇이 보호자였다영화 초반, 가족이 함께 댄스 경연 대회에 출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처음엔 그냥 미래 배경의 귀여운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그 장면이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대 위의 네 사람, 아니 세 사람과 한 안드로이드는 겉으로는 같은 팀처럼 보이지만 .. 2026. 8. 28.
영화 <파벨만스> (미학적 통제, 지평선, 자전적 영화) 솔직히 저는 를 그냥 스필버그의 회고담 정도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극장 개봉 때 놓쳤던 것도 그래서였을 겁니다. 그런데 OTT에서 뒤늦게 틀었다가 두 시간 반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이 영화는 '어떻게 영화감독이 되었는가'를 묻는 게 아니라, '영화라는 행위가 삶의 비극을 어떻게 프레임 안에 가두는가'를 묻고 있었습니다. 그 질문이 생각보다 훨씬 날카롭게 꽂혔습니다.미학적 통제 — 카메라는 비극을 어떻게 길들이는가영화 초반, 여섯 살 세미는 에서 기차 충돌 장면을 보고 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가 택한 방법은 장난감 기차를 직접 충돌시키고 아버지의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엄마 미치가 말합니다. "한 번만 부수고 영화로 찍어두면, 더 이상 망가뜨릴 필요도 없고 무섭지도 않을.. 2026. 8. 27.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출, 자연의 시선, 타쿠미) 주말에 별 생각 없이 OTT를 뒤지다가 오래 찜해두고 미뤄온 영화를 드디어 틀었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였는데, 잔잔한 아트하우스 영화겠거니 하고 소파에 느슨하게 기댔다가 허리를 세우게 됐습니다. 주민 설명회 장면에서부터 이미 예상을 빗나갔고, 엔딩은 제가 한동안 화면 앞에서 멍하니 있게 만들었습니다. 시각적 상징과 서사 구조를 꼼꼼히 뜯어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과정을 정리해 봤습니다.하마구치의 연출: 일상을 서스펜스로 끌어올리는 방식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을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느꼈던 그 결대로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느리고 섬세하되, 잔잔한 감독. 그런데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시작부터 다른 질감이었습니다. 장작을 패.. 2026.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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