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1 <눈동자>(스릴러, 1인2역, 각막이식) 솔직히 저는 영화 예고편을 잘 챙겨보는 편이 아닙니다. 그런데 는 줄거리 한 줄만 읽고도 극장 날짜를 먼저 잡았습니다. 시력을 잃어가면서 살인범을 추적해야 하는 설정, 그것도 신민아 배우가 쌍둥이 자매를 혼자 소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입니다. 6월 24일에 개봉한 이 작품이 왜 지금 가장 기다려지는 스릴러인지, 제가 느낀 대로 풀어봅니다.시각장애 스릴러가 만들어내는 심리적 고립감스릴러 영화에서 주인공이 감각 하나를 잃는다는 설정은 꽤 오래된 장치입니다. 그런데 는 그 감각이 "조금씩, 예고도 없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주인공 서진은 유전성 망막 변성, 즉 유전자 이상으로 망막 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는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여기서 망막 변성이란 빛을 감지하는 망막의 시세포가 돌이킬 수 없이 손.. 2026. 8. 7.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고립, 정체성, 서사)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극장 불이 꺼지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또 하나의 스펙터클한 MCU 블록버스터를 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피터 파커 한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진 채 뉴욕을 혼자 지키는 히어로의 고독함이 스크린 너머로 전해져 극장을 나오는 내내 마음이 묵직했습니다.고립과 상실 — 기억을 잃은 세계에서 혼자 남겨진다는 것혹시 소중한 사람에게 기억에서 지워진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없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그 감각이 어떤 것인지 처음으로 피부로 느꼈습니다.《노 웨이 홈》의 엔딩 이후 피터는 전 세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삭제된 채 뉴욕을 홀로 지킵니다. 영화 초반부는 이 고독을 아주 구체적인 일상으로.. 2026. 8. 7. <오디세이>(용아맥, 제니아, 오디세우스)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놀란의 스펙터클'로만 생각했습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원작으로 한다는 건 알았지만, 기대치를 일부러 낮춰 잡고 용아맥에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상영 내내 숨을 죽이고 앉아 있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는 단순한 신화 재현이 아니라, 전쟁을 겪은 인간이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를 묻는 작품입니다.용아맥에서 느낀 페이싱,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당황했습니다. 시인 트레비스 카이의 낭독과 함께 트로이 목마 시퀀스가 전개되는데, 편집이 제가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보다 한 박자 빠르게 돌아가더군요. 인물의 대사가 끝나기도 전에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버리는 방식이라, 처음 10분은 거의 숨 고를 틈이 없었습니다.이런 연출 방식을 '공격적 .. 2026. 8. 7. <호프> (고립된 마을, 믿음의 주인공, 크리처 설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호프》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그냥 한국판 크리처물이겠거니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머릿속이 계속 시끄러웠습니다. 괴물이 아니라 '믿음'에 대한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나홍진 감독 특유의 밀도 있는 서사가 장르적 외피 안에 촘촘하게 박혀 있었고, 제가 놓친 지점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면서 이 글을 정리하게 됐습니다.고립된 마을이 만들어내는 장르적 긴장감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처음 눈에 들어온 건 마을의 규모였습니다. 호포 마을의 예비군 인원이 고작 여덟 명이라는 설정, 이게 단순한 배경 묘사가 아니라는 걸 보다 보면 알게 됩니다. 외부 위협에 대응할 공권력이 사실상 없는 상태에서 민간인이 직접 무장해 괴물과 맞선다는 구도, 이건 고전 서부극(Western).. 2026. 8. 6.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