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첩보 영화라는 편견, 직접 확인해보니일반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첩보 액션 영화라고 하면 스토리는 얕고 볼거리만 화려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저도 그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직접 봤더니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습니다.먼저 팩트를 정리하면, 이 영화는 CIA 블랙 옵스(Black Ops) 프로그램 출신 요원 식스가 주인공입니다. 블랙 옵스란 공식적으로 존재 자체가 부인되는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나라가 필요할 때 쓰고, 문제가 생기면 버리는 소모품 요원입니다. 식스는 방콕 임무 중 타깃 근처에 무고한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의도적으로 작전을 실패 처리합니다. 전직 시에라 요원 나이닝카로부터 CIA 지위센터장 카마이클의 불법 작전 전부가 담긴 암호화된 드라이..
구로사와 아키라의 1963년 고전 '천국과 지옥'을 스파이크 리 감독이 현대 뉴욕 힙합 씬으로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 제가 주말에 애플 TV 플러스로 이 작품을 틀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덴젤 워싱턴 영화니까 당연히 볼 만하겠거니 했는데, 납치범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등이 서늘해졌거든요.납치극의 서막 — 음반 제국이 흔들리는 순간25년간 뉴욕 음반계를 쥐락펴락하던 데이비드 킹이 하루아침에 위기에 빠집니다. 경영 실수로 CEO 지분이 분산되면서 경쟁사의 적대적 M&A(Hostile Takeover) 시도가 본격화된 것입니다. 여기서 적대적 M&A란 대상 기업의 동의 없이 외부에서 지분을 매집해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방식을 말합니다. 실제로 이런 방식은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드물지..
주말 밤에 가볍게 법정 스릴러나 한 편 볼 생각으로 틀었다가,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멍하니 화면을 바라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번 주말에 영화 '더 저지'를 OTT로 다시 꺼내 보면서 정확히 그 경험을 했습니다. 단순한 법정물인 줄 알고 앉았다가, 20년간 단절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에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울컥하고 말았습니다.고향 귀환, 그리고 20년 치 감정의 충돌영화는 승소율 100%를 자랑하는 변호사 행크가 어머니의 부고를 받고 20년 만에 고향 칼림빌로 돌아오면서 시작됩니다. 저도 처음엔 이 설정을 흔한 귀향 서사 정도로 가볍게 봤습니다. 그런데 행크가 아버지와 마주치는 첫 장면부터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아버지는 20년 만에 나타난 아들을 차갑게 외면합니다. 그 냉대 속에..
퇴근하고 소파에 털썩 누워 OTT를 뒤적이다가 별 기대 없이 틀었는데,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가 그랬습니다. 제76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이라길래 솔직히 좀 어렵고 지루할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노동자 계급의 팍팍한 현실을 이렇게 조용하고도 깊게 담아낼 수 있다는 게, 가만히 생각하면 할수록 놀랍습니다.프롤레타리아 로맨스, 자본주의를 비추는 거울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두 주인공이 해고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안사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버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홀라파는 음주 문제로 직장을 잃습니다. 처음엔 그냥 단순한 설정인 줄 알았는데, 보면 볼수록 이게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