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4 영화 <우연과 상상> (옴니버스, 역할 놀이, 치유) 주말 오후, OTT 플랫폼을 뒤적이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을 틀었습니다. 를 보고 이 감독의 연출에 완전히 매료된 터라, 기대를 한껏 품고 시작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잔잔할 거라 생각했던 영화가 의외로 유머러스했고, 대화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렇게까지 밀도 높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습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이 왜 그 상을 받았는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옴니버스 형식이 만들어내는 묘한 통일감제가 직접 봤는데, 은 세 편의 단편이 하나의 장편처럼 묶인 옴니버스(Omnibus)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옴니버스란 서로 독립적인 이야기들을 하나의 주제 아래 묶어 구성하는 영화 형식으로, 각 단편이 별개의 사건과 인물을 다루면서.. 2026. 8. 30. 일본 천만 영화 <국보> (가부키, 온나가타, 이상일 감독) 일본 실사 영화로는 22년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이상일 감독의 '국보'입니다. 저도 솔직히 3시간짜리 가부키 영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살짝 망설였는데, 막상 보고 나서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내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가부키라는 소재, 낯설지만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가부키(歌舞伎)는 17세기 에도 시대에 성립된 일본의 전통 무대 예술입니다. 여기서 가부키란 노래·춤·기예를 결합한 종합 공연 형식을 의미하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출처: UNESCO 무형문화유산). 저처럼 가부키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관객 입장에서는 처음 몇 장면이 꽤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그런데 이 영화가 영리한 건, 가부키 공연이 나올 때마다 친절한 서사 자.. 2026. 8. 17. <렌탈 패밀리> (고독의 산업화, 이방인, 브랜든 프레이저) 솔직히 저는 일본의 '렌탈 패밀리' 서비스를 처음 들었을 때 그냥 기이한 문화 현상 정도로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를 보고 나서야, 그 안에 담긴 게 기이함이 아니라 필사적인 외로움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브랜든 프레이저가 연기한 도쿄의 이방인, 필립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고독의 산업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일반적으로 렌탈 패밀리 서비스는 '일본이라서 생긴 극단적인 문화'라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조금 다르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결혼식 하객, 부모, 연인을 대여해 주는 서비스가 일본 사회에 실재한다는 사실은 확인된 팩트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다 보니 그게 낯선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좀 더 노골화됐을 때의 모습처.. 2026. 8. 13. <해피엔드> 리뷰 (디스토피아, 다문화 정체성, 청춘 성장)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들이 연출했다는 소식에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예매했는데, 극장을 나오고도 한참 동안 여운이 가시질 않더군요. 소라 네오 감독의 첫 장편 《해피엔드》는 근미래 일본을 배경으로 고등학생 다섯 친구의 우정과 균열을 차분하게 쌓아 올린 작품입니다. 잔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런 영화였습니다.근미래 디스토피아 속 다문화 정체성의 충돌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꽤 낯선 장면이 나옵니다. 경찰이 길거리에서 특정 학생에게만 신분 검문을 요구하는 장면인데, 그게 너무 자연스럽게 묘사돼서 처음엔 그냥 넘어갈 뻔했습니다. 그 학생이 바로 재일 한국인 4세인 코우였고, 저는 그 순간부터 이 영화가 단순한 청춘물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 2026. 8.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