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은 브루클린에서 화가로 위장한 채 암호화된 정보를 수집하다 FBI에 체포됩니다. 처음 이 영화를 틀었을 때 저는 그냥 냉전 시대 첩보물 정도로 생각했는데, 두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이게 단순한 스파이 액션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법치주의를 건 변호, 도노반의 선택영화의 핵심은 적국 스파이를 변호하기로 결심한 보험 전문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에게 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런 인물이 실화 속에 실재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믿기 어려웠습니다. 1957년 반공 정서가 극에 달했던 미국 사회에서 소련 스파이를 변호한다는 건, 법정에서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매국노라는 낙인을 감수하는 일이었으니까요.도노반이 지키려 했던 것은 적법 절차(Due Process)였습니다. ..
주말 저녁, 별 기대 없이 넷플릭스를 켰다가 두 시간 내내 화면에서 눈을 못 뗀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라이너 추천작이라는 말에 가볍게 재생을 눌렀던 넷플릭스 영화 '아테나'는, 시청이 끝난 뒤에도 며칠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한 액션 영화인 줄 알았는데, 직접 겪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묵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세 형제가 대변하는 공권력과 분노의 균열영화는 프랑스의 이민자 밀집 주거 단지 '아테나'에서 시작됩니다. 이디르라는 소년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하고, 그 장면이 담긴 영상이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지면서 프랑스 전역이 들끓는다는 설정입니다. 제가 이 도입부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감각이었습니다. 실제로 200..
MIT 수학 천재들이 카지노에서 수백만 달러를 쓸어 담은 건 실화입니다. 저는 주말에 OTT를 뒤적이다 우연히 이 영화를 발견했는데, 시작하고 나서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도박 영화일 거라 생각했던 게 완전히 빗나갔습니다.영화 '21'은 실제 MIT 블랙잭 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수학적 전략과 인간적인 욕망이 충돌하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흥행 공식에 기댄 면도 있지만, 장르적 쾌감만큼은 확실히 챙겨가는 영화입니다.카드 카운팅, 운이 아니라 확률을 다루는 기술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카지노에서 이긴다는 게 그냥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속 MIT 팀이 구사하는 방식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들이 쓰는 핵심 기술이 바로 카드 카운팅(Car..
상영 시간 46분, 입장료 8,000원 이하.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솔직히 "이게 제대로 된 영화 맞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틀어두고 보니 46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들었습니다. 배우 이희준이 연출을 맡은 중편 코미디 영화 '직사각형 삼각형', 주말에 부담 없이 OTT로 감상하기에 이보다 딱 맞는 작품이 없었습니다.46분짜리 중편 영화, 가볍게 봤다가 속으로 한 대 맞았습니다중편 영화(中篇映畵)란 단편과 장편 사이, 통상 40~70분 내외의 러닝타임을 가진 형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장편처럼 서사를 길게 끌어가지 않고, 단편처럼 단번에 치고 빠지는 밀도로 승부하는 포맷입니다. '직사각형 삼각형'은 바로 그 중편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작품이었습니다.제가 이 영화를 고른 건 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