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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추천17

영화 <우연과 상상> (옴니버스, 역할 놀이, 치유) 주말 오후, OTT 플랫폼을 뒤적이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을 틀었습니다. 를 보고 이 감독의 연출에 완전히 매료된 터라, 기대를 한껏 품고 시작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잔잔할 거라 생각했던 영화가 의외로 유머러스했고, 대화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렇게까지 밀도 높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습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이 왜 그 상을 받았는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옴니버스 형식이 만들어내는 묘한 통일감제가 직접 봤는데, 은 세 편의 단편이 하나의 장편처럼 묶인 옴니버스(Omnibus)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옴니버스란 서로 독립적인 이야기들을 하나의 주제 아래 묶어 구성하는 영화 형식으로, 각 단편이 별개의 사건과 인물을 다루면서.. 2026. 8. 30.
영화 <애프터썬> (미장센, 애도, 기억) 영화를 다 봤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을 잘 수 있다면, 그건 제대로 본 게 아닐지 모릅니다. 샬롯 웰스 감독의 을 OTT로 다시 꺼내 본 날 밤, 저는 그냥 잠들지 못했습니다.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 흘려보낸 디테일들이 두 번째 시청에서 전부 되살아나면서, 가슴 한가운데가 서늘하게 내려앉았습니다.따뜻한 휴가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그게 함정입니다포스터만 보면 아버지와 딸이 튀르키예 햇살 아래 함께 웃는, 소담한 성장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래서 극장에서 첫 관람 당시에는 뭔가 놓친 것 같은 묘한 찜찜함만 남긴 채 나왔습니다.그런데 두 번째로 다시 봤을 때는 달랐습니다. 영화의 실제 구조는 어른이 된 소피가 아버지와의 여행에서 남겨진 캠코더 영상을 되짚으며, 과거에 전.. 2026. 8. 27.
DC영화 <플래시> (사전지식, 멀티버스, 감정선) 히어로 영화를 보기 전에 혹시 "예습"부터 하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는 그 강박을 처음부터 비웃어 버렸습니다. 주말 오후 쿠팡플레이로 별생각 없이 재생했다가, 후반부에 울컥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사전지식 없이도 충분했고, 감정선은 예상보다 훨씬 깊었습니다.사전지식 없이 봐도 됩니까 — 멀티버스를 대하는 영리한 태도솔직히 요즘 히어로 영화들은 보기 전부터 지칩니다. 멀티버스(Multiverse), 즉 하나의 세계가 아닌 수많은 평행 우주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설정은 이제 DC와 마블 양쪽 모두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장치인데, 이걸 제대로 따라가려면 줄줄이 이어진 전작을 꿰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이 생깁니다. 여기서 멀티버스란 각기 다른 역사와 인물이 공존하는 평행 우주들의 총체를 의미합니다.. 2026. 8. 27.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플롯, 슈퍼마더, 운명론) 공포영화를 보고 나서 무서웠다는 말 대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아리 에스터 감독의 를 다 보고 나서 딱 그 상태였습니다. 거실 불을 다시 켜고도 한동안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했는데, 무서워서가 아니라 멍해서였습니다. 장르는 공포인데, 남은 감정은 공포가 아니라 무력감이었습니다.해결되지 않는 이야기가 왜 더 무겁게 남는가요즘 날이 워낙 더워서 밖에 나가기도 싫고, OTT 목록만 멍하니 훑다가 오래 미뤄뒀던 이 영화를 재생했습니다. 유전이나 미드소마를 꽤 인상 깊게 봤던 터라,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쌓이고 터지는 경험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전작들과 결이 완전히 달랐습니다.전작들은 이른바 '해결의 플롯' 구조를 따릅니다. 여기서 해결의 플롯이란.. 2026.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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