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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퍼스> 리뷰 (호핑 기술, 자연의 섭리, 공존 메시지) 픽사의 3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를 보고 솔직히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의식을 동물 몸에 투영한다는 설정부터 블랙 코미디까지, 어린이 영화라고 보기엔 꽤 날카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직접 봐야 실감 나는 픽사 특유의 기획력이 이번에도 제대로 터졌다는 느낌입니다.호핑 기술, 아바타랑은 다르다고요?저도 처음엔 이 영화를 그냥 지나치려 했습니다. 귀여운 동물들이 나오는 가족용 애니메이션이겠거니, 하고요. 그런데 '의식을 동물 몸에 투영한다'는 설명을 보고 잠깐 멈췄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나요?실제로 영화 예고편에서도 "아바타가 아니다"라고 직접 선을 긋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바타(Avatar)란 인간의 정신을 원격으로 이식한 외계 생명체의 몸을 조종하는 기술을 뜻하는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2026. 8. 14.
<척의 일생> (역순 구조, 정체성, 우주적 서사)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후기 영상을 보다가 잠깐 멈춰 버렸거든요. '39년 동안 고마웠어요, 척'이라는 광고판 문구가 멸망해가는 세상 곳곳에 도배된다는 설정 하나만으로도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한 사람이 생을 마감할 때, 그가 평생 품어온 기억과 내면의 우주도 함께 소멸한다는 이 영화의 철학적 전제는 개봉 전부터 제 머릿속을 꽤 오래 맴돌았습니다.역순 구조가 만들어내는 수수께끼의 쾌감《척의 일생》은 3막에서 시작해 1막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순 서사(reverse chronology) 구조를 택합니다. 여기서 역순 서사란 결말에 해당하는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시간을 거꾸로 되짚으며 원인과 배경을 밝혀나가는 서술 방식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메멘토》나 가스파 노에의 처럼 관.. 2026. 8. 14.
<넘버원> 리뷰 (배우 케미, 연출, 감 추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후 최우식과 장혜진이 다시 모자 관계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컸는데, 막상 보고 나오면서 든 첫 감정은 '아, 이게 끝이야?'였습니다. 1시간 44분 러닝타임 내내 시계를 봤다는 게 저로선 꽤 솔직한 평가입니다. 배우들의 열연은 분명히 빛났지만, 그 열연을 온전히 받쳐주지 못한 연출과 서사가 내내 걸렸습니다.최우식·장혜진의 배우 케미, 이건 진짜였다제가 직접 관람해 보니, 이 영화에서 가장 확실하게 건져낼 수 있는 것은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였습니다. 특히 장혜진 배우의 연기는 단순히 '잘한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반찬을 내오는 손짓 하나, 아들 눈치를 살피는 표정 하나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픽션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들었습니다.《기생충》에서도 모자 관계였던 최.. 2026. 8. 14.
<바튼 아카데미> (시대적배경, 영상미학, 세대와희생)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는 디지털로 촬영한 영화임에도 의도적으로 필름 그레인과 모노 사운드를 삽입해 1970년대 영화처럼 보이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OTT로 처음 틀었을 때 그냥 따뜻한 겨울 드라마려니 했는데, 30분쯤 지나자 이게 단순한 연말 영화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시대의 상처와 세대 간 책임을 이렇게 조용하고 치밀하게 담은 영화가 많지 않습니다.1970년, 60년대의 숙취가 흐르는 시대적 배경영화의 배경은 1970년 12월입니다. 이 시점은 단순한 연도 설정이 아닙니다. 1960년대 내내 들끓었던 반전 운동, 민권 운동, 이상주의의 열기가 꺾이고 난 직후, 그 여파가 사회 전반에 잔재처럼 깔려 있던 시기입니다. 제가 처음 이 설정의 의미를 파악했을 때 영화를 보는 방식이 완전히.. 2026.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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