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76 <센티멘탈 밸류> (예술적 공감, 감성적 가치, 가족 치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뭔가 크게 울었거나 충격을 받은 게 아닌데, 가슴 한켠이 오래도록 묵직하게 남아 있었거든요. 영화 《센티멘탈 밸류》는 단절된 가족이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그 안에 '개인의 고통이 예술을 만나면 어떻게 변하는가'라는 질문이 조용하게, 그러나 집요하게 깔려 있습니다. 화려한 사건 하나 없이도 이렇게 긴 여운이 남을 수 있다는 게, 제가 이 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 느낀 당혹감이었습니다. 예술적 공감이란 무엇인가 — 아는 것과 마주하는 것의 차이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장면은, 역사학자인 둘째 딸 아그네스가 할머니의 오래된 기록물을 들여다보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사실들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2026. 8. 12. <해피엔드> 리뷰 (디스토피아, 다문화 정체성, 청춘 성장)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들이 연출했다는 소식에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예매했는데, 극장을 나오고도 한참 동안 여운이 가시질 않더군요. 소라 네오 감독의 첫 장편 《해피엔드》는 근미래 일본을 배경으로 고등학생 다섯 친구의 우정과 균열을 차분하게 쌓아 올린 작품입니다. 잔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런 영화였습니다.근미래 디스토피아 속 다문화 정체성의 충돌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꽤 낯선 장면이 나옵니다. 경찰이 길거리에서 특정 학생에게만 신분 검문을 요구하는 장면인데, 그게 너무 자연스럽게 묘사돼서 처음엔 그냥 넘어갈 뻔했습니다. 그 학생이 바로 재일 한국인 4세인 코우였고, 저는 그 순간부터 이 영화가 단순한 청춘물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 2026. 8. 12. <큐어> (세기말 공포, 미장센, 심리전) 공포 영화라고 하면 으레 피가 튀고 괴물이 나오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 그래서 사실 이 장르를 썩 즐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1997년작 '큐어'를 보고 나서 그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화면에서 튀어나오는 자극이 아니라,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 정적이 이렇게까지 사람을 옥죌 수 있다는 걸 제가 직접 확인한 셈입니다.세기말의 공포, '큐어'가 탄생한 맥락1990년대 일본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사회 전반에 무력감과 불안이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그 분위기를 정면으로 흡수한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슬래셔 영화(Slasher Film)라 하면 단일 살인마가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슬래셔 영화란 특정 살인마가.. 2026. 8. 12. <파리의 사생활> (조디 포스터, 전생, 성장영화) 스릴러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마음 한 켠이 뭉클해지면서 나온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파리의 사생활'을 씨네토크까지 챙겨 보고 온 날,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장르 영화가 아니었구나"였습니다. 조디 포스터의 프랑스어 연기와 내면 탐구 서사가 맞물리며 예상과 전혀 다른 여운을 남긴 작품, 직접 겪어보니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아졌습니다.조디 포스터, 왜 이 영화를 골랐을까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보다 배우가 왜 그 작품을 선택했는가가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파리의 사생활'이 딱 그런 경우였습니다. 제가 씨네토크 자리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조디 포스터는 무려 14세 때부터 프랑스 학교를 다니며 불어를 익혔고, 본인 영화들을 직접 프랑스어로 더빙해 왔다고 합니다. 단순히 외국어를 할 줄 아는 .. 2026. 8. 11.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6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