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2 DC영화 <플래시> (사전지식, 멀티버스, 감정선) 히어로 영화를 보기 전에 혹시 "예습"부터 하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는 그 강박을 처음부터 비웃어 버렸습니다. 주말 오후 쿠팡플레이로 별생각 없이 재생했다가, 후반부에 울컥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사전지식 없이도 충분했고, 감정선은 예상보다 훨씬 깊었습니다.사전지식 없이 봐도 됩니까 — 멀티버스를 대하는 영리한 태도솔직히 요즘 히어로 영화들은 보기 전부터 지칩니다. 멀티버스(Multiverse), 즉 하나의 세계가 아닌 수많은 평행 우주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설정은 이제 DC와 마블 양쪽 모두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장치인데, 이걸 제대로 따라가려면 줄줄이 이어진 전작을 꿰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이 생깁니다. 여기서 멀티버스란 각기 다른 역사와 인물이 공존하는 평행 우주들의 총체를 의미합니다.. 2026. 8. 27.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자전적, 역사, 성장) 솔직히 말하면, 저는 개봉 당시 이 영화를 일부러 피했습니다. "난해하다", "호불호가 극단으로 갈린다"는 말이 많아서 극장보다는 집 소파에서 편하게 보는 게 낫겠다 싶었거든요. 최근 OTT에서 드디어 봤는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어렵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움이 불쾌하지 않았어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는 자전적 고백, 역사적 은유, 소년의 성장 서사가 겹겹이 쌓인 작품입니다. 이 글에서 제가 영화를 이해한 방식을 풀어보겠습니다.감독의 유년 시절이 그대로 녹아든 자전적 요소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기 자신에게 쓴 편지구나"였습니다. 주인공 마히토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도쿄 대공습을 피해 시골 저택으로 피난 가는 설정은 감독 본인이 .. 2026. 8. 26.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플롯, 슈퍼마더, 운명론) 공포영화를 보고 나서 무서웠다는 말 대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아리 에스터 감독의 를 다 보고 나서 딱 그 상태였습니다. 거실 불을 다시 켜고도 한동안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했는데, 무서워서가 아니라 멍해서였습니다. 장르는 공포인데, 남은 감정은 공포가 아니라 무력감이었습니다.해결되지 않는 이야기가 왜 더 무겁게 남는가요즘 날이 워낙 더워서 밖에 나가기도 싫고, OTT 목록만 멍하니 훑다가 오래 미뤄뒀던 이 영화를 재생했습니다. 유전이나 미드소마를 꽤 인상 깊게 봤던 터라,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쌓이고 터지는 경험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전작들과 결이 완전히 달랐습니다.전작들은 이른바 '해결의 플롯' 구조를 따릅니다. 여기서 해결의 플롯이란.. 2026. 8. 26. 영화 <듄: 파트 2> (비주얼 연출, 메시아 서사, 차니) 솔직히 저는 듄 파트 1을 보고 나서 "이게 그렇게 대단한 영화인가?" 싶었습니다. 아라키스 행성의 비주얼은 분명 압도적이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두 시간 반짜리 예고편을 본 것 같은 허전함이 남았거든요. 그래서 파트 2도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넷플릭스에서 틀었는데, 불 다 꺼놓고 TV 앞에 앉은 지 15분 만에 그 선입견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집에서 OTT로 직접 감상하며 확인한 비주얼 연출의 진가와 많은 분들이 단순한 영웅담으로 오해하기 쉬운 메시아 서사의 실체를 짚어보겠습니다.비주얼 연출 — OTT로 봐도 압도되는 이유일반적으로 블록버스터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듄 파트 2만큼은 집에서 봐도 그 위력이 고스란히 전달됐습니다. 제가 직접 헤드폰 .. 2026. 8. 25. 이전 1 ··· 6 7 8 9 10 11 12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