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200

영화 <퍼스트 카우> (켈리 라이카트, 네오 웨스턴, 우정) 주말 저녁 OTT 앱을 켜고 뭘 볼지 고민하다가 결국 찜 목록만 훑다 끄는 날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날이 꽤 많았는데, 그 찜 목록 맨 위에 오래 머물러 있던 작품이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였습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2021년 최고의 외국 영화로 꼽은 작품이라는 사실이 계속 마음에 걸렸거든요. 막상 틀고 나서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들었고, 끝나고 나서도 한참 멍하니 있었습니다.켈리 라이카트가 다시 쓴 서부극의 시공간영화의 배경은 1820년대 오리건 주입니다. 미국이 지금의 영토를 아직 온전히 확보하지 못했던 시절, 컬럼비아 강 유역의 원시림이 배경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그 시대로 바로 뛰어들지 않습니다. 먼저 현대의 강변에서 한 여성이 개와 함께 산책하다 나란히 묻힌 두 개의 해골.. 2026. 8. 30.
영화 <루카> 리뷰 (우정, 성장통, 이별) 주말 오후, 별 생각 없이 OTT를 켰다가 생각지도 못한 영화에 한 시간 반을 통째로 빼앗긴 적 있으신지요. 저는 지난 주말에 그랬습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를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엔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라고 가볍게 틀었다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랄까요. 단순한 재미 이상의 무언가가 분명히 있는 영화입니다.이 배경이 실화라고요? — 우정의 뿌리혹시 영화를 보면서 "이 마을, 실제로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셨나요? 저는 받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거의 실화에 가깝습니다.영화 속 가상의 어촌 마을 '포르토로소'는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주 해안에 실존하는 다섯 개 마을 '친퀘테레(Cinque Terre)'를 모델로 했습니다. 여기서 친퀘테레란 유네스.. 2026. 8. 30.
영화 <우연과 상상> (옴니버스, 역할 놀이, 치유) 주말 오후, OTT 플랫폼을 뒤적이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을 틀었습니다. 를 보고 이 감독의 연출에 완전히 매료된 터라, 기대를 한껏 품고 시작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잔잔할 거라 생각했던 영화가 의외로 유머러스했고, 대화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렇게까지 밀도 높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습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이 왜 그 상을 받았는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옴니버스 형식이 만들어내는 묘한 통일감제가 직접 봤는데, 은 세 편의 단편이 하나의 장편처럼 묶인 옴니버스(Omnibus)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옴니버스란 서로 독립적인 이야기들을 하나의 주제 아래 묶어 구성하는 영화 형식으로, 각 단편이 별개의 사건과 인물을 다루면서.. 2026. 8. 30.
영화 <놉(NOPE)> (스펙터클, 외계생물, 조던필) UFO 영화라고 해서 가볍게 틀었다가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적 있으신지요. 저는 주말 저녁 불을 끄고 거실 소파에 누워 조던 필 감독의 '놉(NOPE)'을 켰다가, 엔딩 자막이 올라간 뒤에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외계인 침공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끔찍한 것을 보고 싶어 하는가."스펙터클의 두 얼굴 — 보는 것이 왜 위험한가영화를 보기 전에 저는 막연히 '외계인이 나오는 호러겠거니'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극이 전개될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계 생물체인 '진 재킷'은 가까이 다가가도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습니다. 살아남는 방법이 싸우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아닌, 그냥 '보지.. 2026. 8. 29.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