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00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플롯, 슈퍼마더, 운명론) 공포영화를 보고 나서 무서웠다는 말 대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아리 에스터 감독의 를 다 보고 나서 딱 그 상태였습니다. 거실 불을 다시 켜고도 한동안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했는데, 무서워서가 아니라 멍해서였습니다. 장르는 공포인데, 남은 감정은 공포가 아니라 무력감이었습니다.해결되지 않는 이야기가 왜 더 무겁게 남는가요즘 날이 워낙 더워서 밖에 나가기도 싫고, OTT 목록만 멍하니 훑다가 오래 미뤄뒀던 이 영화를 재생했습니다. 유전이나 미드소마를 꽤 인상 깊게 봤던 터라,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쌓이고 터지는 경험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전작들과 결이 완전히 달랐습니다.전작들은 이른바 '해결의 플롯' 구조를 따릅니다. 여기서 해결의 플롯이란.. 2026. 8. 26. 영화 <듄: 파트 2> (비주얼 연출, 메시아 서사, 차니) 솔직히 저는 듄 파트 1을 보고 나서 "이게 그렇게 대단한 영화인가?" 싶었습니다. 아라키스 행성의 비주얼은 분명 압도적이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두 시간 반짜리 예고편을 본 것 같은 허전함이 남았거든요. 그래서 파트 2도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넷플릭스에서 틀었는데, 불 다 꺼놓고 TV 앞에 앉은 지 15분 만에 그 선입견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집에서 OTT로 직접 감상하며 확인한 비주얼 연출의 진가와 많은 분들이 단순한 영웅담으로 오해하기 쉬운 메시아 서사의 실체를 짚어보겠습니다.비주얼 연출 — OTT로 봐도 압도되는 이유일반적으로 블록버스터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듄 파트 2만큼은 집에서 봐도 그 위력이 고스란히 전달됐습니다. 제가 직접 헤드폰 .. 2026. 8. 25.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장르적 성취, 남매애, 캐릭터 한계) 1979년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이후 45년. 시리즈는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팬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는데,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그 긴 방황에 마침표를 찍을 만한 복귀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도 주말 저녁 불 꺼놓고 혼자 OTT로 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잘 만들었다는 걸 알면서도, 뭔가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거든요.장르적 성취 — 기본기로 정확히 꽂히는 폐쇄 공간 스릴러〈에이리언: 로물루스〉가 선택한 전략은 명확합니다. 세계관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고, 폐쇄 공간 스릴러(Closed Space Thriller)라는 장르 문법에 철저히 복종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폐쇄 공간 스릴러란, 외부 탈출이 불가능한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추격과 생존의 .. 2026. 8. 25.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무관심 지대, 관찰자 시점, 열화상 카메라) 홀로코스트 영화라면 당연히 수용소 내부의 참상을 보여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끝까지 그 안으로 카메라를 들이밀지 않습니다. 담장 바깥에서 꽃을 가꾸고 아이들과 수영하는 나치 장교 가족의 일상만 90분 내내 담아냅니다. 퇴근 후 OTT로 틀었다가, 영화가 끝난 뒤 한참을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습니다. 이렇게 조용한 방식으로 이토록 깊은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무관심 지대 —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의 충돌영화의 원제 'Zone of Interest'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주변 SS 대원들의 거주 구역을 뜻하는 나치의 공식 행정 용어입니다. 여기서 'Zone of Interest'란 단순한 지리적 구역이 아니라, 학살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생.. 2026. 8. 25. 이전 1 ··· 6 7 8 9 10 11 12 ···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