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02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장르적 성취, 남매애, 캐릭터 한계) 1979년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이후 45년. 시리즈는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팬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는데,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그 긴 방황에 마침표를 찍을 만한 복귀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도 주말 저녁 불 꺼놓고 혼자 OTT로 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잘 만들었다는 걸 알면서도, 뭔가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거든요.장르적 성취 — 기본기로 정확히 꽂히는 폐쇄 공간 스릴러〈에이리언: 로물루스〉가 선택한 전략은 명확합니다. 세계관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고, 폐쇄 공간 스릴러(Closed Space Thriller)라는 장르 문법에 철저히 복종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폐쇄 공간 스릴러란, 외부 탈출이 불가능한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추격과 생존의 .. 2026. 8. 25.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무관심 지대, 관찰자 시점, 열화상 카메라) 홀로코스트 영화라면 당연히 수용소 내부의 참상을 보여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끝까지 그 안으로 카메라를 들이밀지 않습니다. 담장 바깥에서 꽃을 가꾸고 아이들과 수영하는 나치 장교 가족의 일상만 90분 내내 담아냅니다. 퇴근 후 OTT로 틀었다가, 영화가 끝난 뒤 한참을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습니다. 이렇게 조용한 방식으로 이토록 깊은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무관심 지대 —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의 충돌영화의 원제 'Zone of Interest'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주변 SS 대원들의 거주 구역을 뜻하는 나치의 공식 행정 용어입니다. 여기서 'Zone of Interest'란 단순한 지리적 구역이 아니라, 학살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생.. 2026. 8. 25. 영화 <본즈 앤 올> (정체성, 소유욕, 완전한 합일) 식인이라는 설정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가 있습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2022)이 바로 그 작품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파격적인 소재의 호러물이겠거니 했는데, 지난 주말 OTT로 다시 틀었다가 결말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식인이라는 금기를 다루면서도 끝내 사랑 이야기로 귀결되는 이 영화가, 생각보다 훨씬 깊은 질문을 던진다는 걸 그때 다시 확인했습니다.정체성의 길항 작용 — 괴물과 고독 사이에서이 영화를 단순한 공포물로 오해하다가 놓치게 되는 핵심이 바로 주인공 매런의 내면 구조입니다. 매런은 '나는 괴물이다'라는 인식과 '나는 혼자다'라는 인식을 동시에 안고 삽니다. 여기서 길항 작용(拮抗 作用)이란 두 힘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당.. 2026. 8. 24. 영화 <애스터로이드 시티> (미장센, 은유구조, 상실치유) 웨스 앤더슨 영화를 보고 "예쁘긴 한데 뭔 말인지 모르겠다"고 느꼈다면, 그건 감상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웨스 앤더슨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특히 다층적인 서사 구조로 설계된 작품이라, 저도 처음엔 화면만 멍하니 쫓다가 끝났습니다. OTT로 뒤늦게 챙겨 봤을 때의 일입니다. 그런데 평론가의 해설을 찾아 들은 뒤 다시 떠올려보니, 영화 속 와플 한 조각과 핵폭발 장면이 왜 나란히 놓였는지가 비로소 이해됐습니다. 이 글은 그 해독 과정을 저 방식대로 정리한 기록입니다.미장센이 아름다울수록 서사가 안 읽히는 이유〈애스터로이드 시티〉를 처음 틀었을 때 제일 먼저 든 감정은 "와, 예쁘다"였습니다. 파스텔 계열의 채도 높은 색감, 화면을 수직·수평으로 쪼개는 기하학적 대칭 구도, 마치 인형.. 2026. 8. 24.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51 다음